실험실에서 제일 비싼 걸 깨뜨린 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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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학원생이 실험실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이 있다. 장비를 떨어뜨리거나, 시편을 잘못 세팅하거나, 버튼을 잘못 누르는 그 순간.

시편이 바닥에 떨어질 때

콘크리트 시편은 무겁다. 조심히 들고 있어도 미끄러질 때가 있다. 바닥에 “쿵” 하고 떨어지는 순간, 심장이 멈추는 느낌이다.

깨지면 다시 만들어야 한다. 콘크리트 시편은 양생에만 최소 28일이 걸린다. 한 달치 일정이 날아가는 거다.

센서를 잘못 연결할 때

센서 선을 잘못 꽂거나, 설정을 실수하면 데이터가 이상하게 나온다. 실험을 다 끝내고 나서야 “이 데이터 왜 이러지?” 하고 알아차릴 때가 있다. 실험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.

가장 무서운 것

사실 물건이 깨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, 그걸 교수님이나 선배에게 말해야 하는 순간이다. “저… 시편이…” 하고 말을 꺼내는 그 몇 초가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처럼 느껴진다.

다행히

대부분의 실수는 치명적이지 않다. 시편은 다시 만들 수 있고, 센서는 다시 연결할 수 있고, 실험은 다시 할 수 있다. 시간이 좀 걸릴 뿐이다.

그리고 선배들도 다 한 번씩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. 말해보면 의외로 “나도 그랬어”라는 답이 돌아올 때가 많다.

실수를 안 하는 건 불가능하다. 중요한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, 그리고 실수했을 때 빨리 솔직하게 말하는 거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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