학회 영어 생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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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제 학회에 처음 갔을 때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. 발표 자체는 어떻게든 했다.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.
발표는 외우면 된다
영어 발표는 사실 덜 무섭다. 슬라이드가 있고, 대본을 준비할 수 있고, 연습하면 어느 정도 된다. 시간에 맞춰서 말하면 되니까.
Q&A에서 얼어붙는 순간
문제는 발표가 끝나고 나서다. “Thank you. Any questions?” 하고 나면, 누군가 손을 든다. 영어로 질문이 들어오는데,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할 때가 있다.
“Could you repeat that?” 한두 번은 괜찮은데, 세 번 물으면 분위기가 어색해진다. 질문의 의도는 대략 파악했는데, 영어로 답변을 구성하는 게 실시간으로 안 될 때의 그 막막함.
커피타임의 스몰톡
학회의 진짜 난이도는 커피타임이다. 연구 이야기는 그래도 익숙한 단어들이 나오니까 괜찮은데, 날씨, 음식, 여행 같은 일상 대화가 갑자기 시작되면 어휘가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.
“Where are you from?” “Korea.” “Oh, nice!” 여기서 대화가 끝나면 안 되는데, 뭘 이어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.
점점 나아진다
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는데, 몇 번 다녀오면 패턴이 보인다. 자주 나오는 질문 유형, 대답 틀, 스몰톡 주제. 완벽해지는 건 아니지만, “생존”은 가능해진다.
결국 영어는 도구다. 완벽하지 않아도, 의사소통이 되면 된다. 그리고 의외로, 비영어권 연구자들끼리는 서로 못하는 영어로 더 잘 통하는 경우도 있다.